Symmetry is just invariance under a transformation.
선대칭·점대칭만 대칭이 아닙니다. 대칭의 진짜 정체는 "어떤 변환을 가해도 그대로다" — 곧 불변(invariance)입니다. 노래 가사부터, 대칭적인 것을 세는 마법, 보존 법칙, 그리고 외계인에게 왼쪽을 설명하는 문제까지.
싱어송라이터 이랑의 노래 "욘욘슨"은 이렇게 끝없이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옵니다.
가사 안에서 같은 가사가 다시 호출되는 구조 — 한 겹 펼쳐도 처음과 똑같습니다. 이게 대칭일까요? 네. 대칭 하면 흔히 선대칭·점대칭을 떠올리지만, 그 둘의 본질은 반사 변환이나 회전 변환을 가해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 — 즉 어떤 변환의 불변(점)이라는 데 있습니다. 욘욘슨은 "한 겹 펼치기"라는 변환에 대한 불변, 즉 자기 닮음(self-similarity)이죠.
이 노래엔 다른 대칭도 줄줄이 등장합니다. 뒤에 나오는
는 대각선에 대한 대칭처럼 주고받고, 토마토·오디오 같은 말은 거꾸로 읽어도 똑같은 회문(回文) — 가운데를 축으로 한 반사 대칭입니다. 게다가 이 말들은 안에서 자기를 다시 부르는 함수 같기도 하고, 한 줄로 죽 늘어놓으면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평행이동(translation) 대칭으로도 읽힙니다. 그야말로 대칭을 위한 노래죠. 이 페이지는 그 "대칭 = 불변"이라는 한 문장을 여러 무대에서 펼쳐 봅니다.
대칭을 정확히 말하면 이렇습니다 — 어떤 대상에 변환 \(g\)를 가했을 때 그 대상이 그대로면, \(g\)는 그 대상의 대칭입니다. 그러니 대칭은 변환의 종류만큼 많아요.
한 대상의 대칭들을 모으면 — 두 대칭을 잇따라 해도 또 대칭이고, 되돌리는 대칭도 있으니 — 군(group)을 이룹니다. 예컨대 정\(n\)각형을 그대로 포개는 변환은 회전 \(n\)개 + 반사 \(n\)개 \(=2n\)개, 이른바 이면군(dihedral group) \(D_n\)이죠.
구슬 \(n\)개를 둥글게 꿴 목걸이를 \(k\)가지 색으로 칠합니다. 돌려서 같아지면 같은 목걸이로 친다면, 서로 다른 목걸이는 몇 가지일까요? 일일이 세려면 머리가 아프지만, 번사이드 보조정리가 단숨에 풀어 줍니다.
"평균 고정점 수 = 본질적으로 다른 것의 수." 목걸이라면 \(G\)는 회전 \(n\)개이고, \(d\)칸 회전이 그대로 두는 색칠은 \(k^{\gcd(d,n)}\)가지. 평균내면
$$ \frac1n\sum_{d=1}^{n} k^{\gcd(d,n)}=\frac1n\sum_{e\mid n}\varphi(e)\,k^{\,n/e}. $$덧셈 한 줄로 끝납니다. 예를 들어 구슬 \(6\)개, 색 \(2\)가지면 — 손으로는 \(64\)가지 색칠을 일일이 분류해야 하지만, 공식은 곧장 14가지를 줍니다. 큐브 면 색칠, 화학 분자의 형태 수, 주사위 종류 세기… "대칭이 있는 것의 개수"는 거의 다 이 한 방으로 떨어집니다.
"대칭 = 불변"을 가장 깊이 밀어붙인 사람이 에미 뇌터입니다. 1918년 그녀가 증명한 정리는 물리학의 뼈대가 되었죠 — 연속적인 대칭 하나하나가, 정확히 하나의 보존량(불변량)에 대응한다.
| 대칭 (무엇을 바꿔도 그대로?) | 보존되는 양 |
|---|---|
| 시간 평행이동 (언제 실험해도 같은 법칙) | 에너지 |
| 공간 평행이동 (어디서 해도 같은 법칙) | 운동량 |
| 회전 (어느 방향을 봐도 같은 법칙) | 각운동량 |
| 위상(게이지) 대칭 | 전하 |
에너지가 보존되는 건 우주의 법칙이 "어제나 오늘이나 똑같기" 때문이고, 운동량이 보존되는 건 법칙이 "여기서나 저기서나 똑같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보존 법칙이라는 불변량이, 알고 보면 전부 대칭의 그림자였던 셈 — 제목 그대로 대칭이라 쓰고 불변이라 읽는 정리입니다.
아주 먼 외계 문명과 신호만 주고받을 수 있다고 합시다. 말로 무엇이든 약속할 수 있지만 공통의 물건은 하나도 보여 줄 수 없습니다. 이때 "오른쪽이 어느 쪽인지"를 설명할 수 있을까요? (마틴 가드너가 양손잡이 우주에서 던진 오즈마 문제입니다.)
놀랍게도, 순수한 기하·수학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왼손과 오른손은 거울상일 뿐 모든 성질이 대칭이라, 당신이 "오른쪽"이라 부르는 것을 외계인이 정반대로 이해해도 그 어떤 모순도 생기지 않으니까요. 거울에 비친 우주는 우리 우주와 물리적으로 구별되지 않는다 — 이것이 패리티(parity) 대칭의 믿음이었습니다.
방정식의 근들에도 대칭이 있습니다. 근들 사이에 성립하는 모든 대수적 관계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근을 맞바꾸는 치환들 — 이것이 갈루아 군입니다. 놀랍게도, 그 방정식을 근호(\(+,-,\times,\div,\sqrt[n]{\ }\))로 풀 수 있는지는 오직 이 대칭군의 구조로 결정됩니다.
\(2{\sim}4\)차 방정식의 갈루아 군은 늘 "가해(solvable)"군이라 근의 공식이 존재하죠(이차·삼차·사차 공식). 그런데 일반적인 \(5\)차 방정식의 갈루아 군은 \(S_5\)이고, 그 안의 \(A_5\)는 가장 작은 비가환 단순군이라 가해군이 아닙니다. 그래서 5차 이상엔 일반 근의 공식이 없습니다(아벨–루피니). "왜 오차 공식은 없나"라는 수백 년의 수수께끼가, 근들의 대칭 한 가지로 답해진 겁니다. 각의 삼등분·정육면체 배적이 불가능한 것도 같은 결의 이야기죠. (이 모든 걸 스무 살에 결투로 스러진 갈루아가 남겼습니다, 1832.)
평면을 빈틈없이 덮는 주기적인 무늬의 대칭(평행이동·회전·반사·미끄럼반사의 조합)을 모으면, 서로 다른 종류가 정확히 몇 개일까요? 답은 의외로 작습니다 — 띠(frieze) 무늬는 7가지, 평면 벽지(wallpaper) 무늬는 17가지뿐. 알람브라 궁전의 타일과 에셔의 판화가 이 종류들을 거의 다 구현했다고 하죠. (3차원 결정으로 올라가면 230가지 공간군이 됩니다.)
평면을 빈틈없이 타일로 덮으려면 똑같은 무늬가 반복되는(평행이동 대칭이 있는) 주기적 배열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 그렇지 않아도 됩니다. 1974년 로저 펜로즈는 단 두 종류의 타일(연·다트, 또는 두 마름모)만으로 평면 전체를 덮되, 어떤 평행이동으로도 자기 자신과 겹쳐지지 않는 배열 — 즉 절대 반복되지 않는(비주기) 타일링을 만들었습니다.
신기한 건, 펜로즈 타일링이 곳곳에서 5중 대칭의 분위기를 띤다는 점입니다. 앞 장에서 본 "주기 무늬엔 5중 대칭이 불가능"하다는 제한을, 주기성을 포기함으로써 우회한 것이죠. 대신 평행이동 대칭은 없어도 축소·확대(인플레이션) 대칭과 장거리 질서를 갖춘, 전혀 새로운 종류의 "질서"입니다.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은 통째로 대칭으로 쓰인 이론입니다. 그 대칭은 \(SU(3)\times SU(2)\times U(1)\). 핵심은, 이 대칭을 장소마다 따로(국소적으로) 요구하는 순간 — 그 요구를 떠받치려면 힘을 나르는 입자 (글루온, \(W\!/\!Z\), 광자)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대칭이 힘의 존재를 강제하죠.
그리고 4장 뇌터의 정리대로, 이 게이지 대칭에서 전하 보존이 따라옵니다. 한편 약한 상호작용의 대칭은 스스로 깨져(spontaneous symmetry breaking) 입자에 질량을 주는데, 그 메커니즘이 바로 힉스입니다. 대칭이 있어서 힘이 생기고, 대칭이 깨져서 질량이 생긴 셈이죠.
대칭은 단정한 도형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노래가 자기를 되부르고, 목걸이를 세는 공식이 평균 고정점으로 떨어지고, 에너지가 보존되고, 자연이 끝내 왼쪽과 오른쪽을 가른 그 모든 장면의 바닥에 "변환을 가해도 그대로"라는 한 생각이 있습니다. 대칭이라 쓰고, 불변이라 읽으세요.